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학생운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두 가지 큰 흐름이 바로 NL 계열과 PD 계열입니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 서로 다른 이념과 노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NL 계열 (민족해방파, National Liberation)
* 주요 이념: 민족 해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이 **미제(미국 제국주의)**와 그에 의해 유지되는 남북 분단에서 비롯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주된 투쟁 목표는 반미 자주화와 통일이었습니다.
* 사회 분석: 한국 사회를 미국의 식민지적 지배를 받는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로 인식했습니다. 민족 모순이 계급 모순보다 상위에 있다고 보았죠.
* 투쟁 방식: 반미 시위, 통일 운동, 그리고 자주적인 민족 역량 강화에 주력했습니다. 특히 **주사파(주체사상파)**가 NL 계열의 다수파를 이루며 북한의 주체사상을 이념적 지향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 대표 인물: 임종석, 이인영, 우상호, 임수경 등이 NL 계열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힙니다.
PD 계열 (민중민주파, People’s Democracy)
* 주요 이념: 민중 민주주의를 지향하며, 한국 사회의 핵심 모순을 노동자와 자본가 간의 계급 모순에서 찾았습니다. 따라서 주된 투쟁 목표는 노동자 해방과 사회주의적 변혁이었습니다.
* 사회 분석: 한국 사회를 독점자본주의 체제로 보았으며, 민족 모순보다는 계급 모순을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NL 계열에 비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습니다.
* 투쟁 방식: 주로 노동 운동 현장에서 활동하며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과 계급 투쟁을 강조했습니다.
* 대표 인물: 조국, 김문수(과거 PD 계열), 노회찬, 심상정 등이 PD 계열 또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로 분류됩니다.
NL과 PD의 차이점 요약
| 구분 | NL 계열 (민족해방파) | PD 계열 (민중민주파) |
|—|—|—|
| 핵심 모순 | 민족 모순 (미국 제국주의, 남북 분단) | 계급 모순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갈등) |
| 최우선 과제 | 반미 자주화 및 통일 | 노동자 해방 및 사회주의 변혁 |
| 사회 인식 |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 (민족 모순 > 계급 모순) | 독점자본주의 체제 (계급 모순 > 민족 모순) |
| 북한 관계 | 주체사상 수용 등 친북 성향 강함 (주사파) | 북한 정권에 비판적 시각 유지 |
| 주요 활동 | 반미 운동, 통일 운동, 학생운동의 주류 | 노동 운동, 현장 투쟁, 사회주의 연구 |
이 두 계열은 때로는 연대하고 협력하기도 했지만,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과 변혁 방향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 치열하게 대립하고 논쟁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한국 정치권에서도 이들의 과거 이력이나 사상적 뿌리가 종종 논쟁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