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문은 반일의 기념물이 아니다.
독립문은 1896년 11월 착공되어 1897년 11월 20일 완공되었다. 일제(日帝)시대가 아니었다. 독립문은 청(淸)나라 책봉(冊封) 체제에서 조선이 독립한 기념으로 사대(事大)의 상징이던 영은문(迎恩門)을 헐어낸 자리에 세운 것이다.
독립문 건립 운동을 주도한 주체는 독립협회였다. 1896년 4월 7일 《독립신문》을 창간하고 7월 2일 협회를 정식 발족하면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추진한 것이 독립문 건립이었다. 독립문의 독립은 일제가 아니라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하는 것이다. ‘독립’이라는 용어 사용 자체가 애초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지칭하는 데서 시작됐다.
반일 기념물이라면 일제시대를 거치는 동안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없었다. 독립문은 일제시대에 그냥 남아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조선총독부는 독립문을 문화재로 지정할 뿐만 아니라 거액을 들여 보수공사까지 했다.
일제는 1928년 독립문을 보수하기 위해 당시로는 상당한 거금인 4100원의 예산을 써서 수리 공사를 했으며, 1936년에는 독립문을 조선 문화재로 지정하고 고적(古蹟) 제58호로 등재했다.
이런 역사를 가진 독립문이 대한민국의 정식 역사적 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5·16군사혁명 후 군정(軍政) 때다. 독립문은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 사적(史蹟) 제32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