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DID 0094

겨울은 나를 둘로 나눈다.
고요한 방 안에서는 뉴에이지가
얼음 결정처럼 맑게 떨어지고

 

파란색 대문 밖에서는 글램메탈이
따뜻한 성탄 트리처럼 반짝인다.

 

우리는 마주 서지 않는다.
서로의 문을 두드리지도 않는다.
각자의 방에 울타리를 갖고
겹겹이 쌓였다가 녹아내린다.

 

그 사이에서 나는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고,
둘 모두가 나였음을
늦은 숨결 속에서 깨닫는다.

 

밤이 깊어질수록
조용히 하나의 체온으로 모인다.

 

두 세계 모두를 안는다.

 

DID 0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