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님】 백성들은 내일부터 흰옷만 입으라
도적들이 들끓자 나랏님에 대한 원성이 잦아지게 되었다.
백성들의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새로운 나랏님을 원한다.”
도적들은 원체 규모가 크고 조직적이어서 나랏님의 군사로는 상대해볼 방도가 없었다. 나랏님의 마음은 편할 날이 없었다.
어느날 심리학자인 신하가 나랏님에게 간했다.
“백성들의 입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임이 어떠실지요. 그래서 그 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다음날 나라 전역에 나랏님 명이 나붙었다.
《백성들은 내일부터 흰옷만 입으라!》
흰옷만 입다보면 사람은 양처럼 온순해지게 되어 있다는 심리학자의 ‘체험적’인 주장에 나랏님의 귀가 넘어간 것이다.
나랏님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양 같아진 백성들이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