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알고리즘으로 인한 병폐

필터버블이 디지털 플랫폼이 만든 물리적인 격리라면, 확증편향은 우리 뇌가 스스로 만드는 심리적인 격리.

우리가 온라인에서 접하는 정보는 개인의 관심사나 클릭 기록 등을 기반으로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고 합니다. 만약 특정 종류의 게시물을 많이 보게 되면, 해당 게시물들이 마치 전체 여론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은 자신의 기존 생각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말합니다.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경우, 그에 해당하는 사례만 더 잘 인식하게 될 수 있습니다.

상호작용

• 필터 버블이 확증 편향을 심화시킵니다: 필터 버블은 사용자에게 자신의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제공함으로써, 확증 편향이 일어날 환경을 조성합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보는 정보가 객관적이고 전체적인 진실이라고 믿기 쉽습니다.

• 확증 편향이 필터 버블을 강화시킵니다: 확증 편향을 가진 사용자는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정보 중에서도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소비하게 됩니다. 이는 다시 알고리즘에게 ‘이 사용자는 이런 정보를 좋아한다’는 신호를 보내, 필터 버블을 더욱 단단하게 만듭니다.

이 두 현상이 결합되면 그 결과는 파괴적입니다. 필터 버블이 제공하는 제한된 정보는 우리의 확증 편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내가 보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착각하게 되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무지하거나 편향된 사람들’로 규정하게 됩니다. 결국, 서로 다른 ‘버블’에 갇힌 사람들은 소통과 이해의 다리를 놓지 못하고, 사회는 극심한 이념적, 가치적 분열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감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편리함에 길들여진 알고리즘의 추천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접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신념에 도전하는 불편한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진정한 지혜는 내가 아는 것을 확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을 기꺼이 인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필터 버블과 확증 편향의 시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스스로의 생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용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