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점

2026년 02월 18일

어떤 일도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준비도 없이 이곳에 왔다가
연습 한 번 못 해보고 떠난다.

세상에 나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이 없다 해도,
내가 이 행성에서 가장 큰 바보라 해도,
여름에 다시 듣는 수업은 없다.
이 강의는 단 한 번뿐이니까.

어제와 꼭 같은 오늘은 없고,
어느 두 밤도
같은 방식으로 행복을 가르치지 않는다.
똑같은 눈빛으로,
똑같은 입맞춤으로
되풀이되는 순간은 없다.

어느 날,
누군가 무심코 당신의 이름을 부르면
마치 향기와 빛깔 가득한 장미 한 송이가
방 안으로 던져진 듯
가슴이 환해진다.

하지만 다음 날,
당신이 내 곁에 있는데도
나는 문득 시계를 바라본다.
장미라니?
그게 대체 무엇이었을까?
꽃이었을까, 아니면 돌이었을까.

왜 우리는
덧없이 스쳐 가는 하루를
쓸데없는 두려움과 슬픔으로 바라볼까.

하루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오늘은 내일이면
이미 지나가 버린 날”이라고.

우리는 미소 짓고 입을 맞추며
별 아래에서 서로의 조화를 찾으려 한다.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물방울 두 개가
서로 닮았으면서도 다른 것처럼.

새해가 되면 하는 일이 있다. 심보르스카의 시 ‘두 번은 없다’를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1월 1일에 읽는 이 시가 나로선 얼음 목욕처럼 정신을 나게 한다. 시를 읽고 나면 내가 ‘새로운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라 명명한 것에 대해 생각한다. 15년이 된 이 습관 프로젝트의 흑역사는 책 세 권으로도 모자라니, 말을 말자. 하지만 정리와 관련된 책을 읽은 지 십수 년, 실패와 성공의 무한 반복 끝에 2019년, 나는 드디어 정리 정돈을 안착시켰다. 어릴 때 ‘게으르다’라는 말을 수없이 듣고 자라 타고난 귀차니스트라 생각했지만, 실은 내 안에 ‘정돈과 고요함을 갈구하는 자아’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계발’하게 된 것이다.

타고난 것은 아니지만 연습과 반복을 통해 얻게 된 습관이 많다. 16시간 단식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글을 쓰는 습관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숱한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작업 방식이다. 컨디션이 좋은 아침에 가장 쓰기 힘든 원고를 쓰면, 하루를 내가 조절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이 높아진다는 걸 알았다.

습관 관련 책이 쏟아지고 있다. 책에는 ‘작심 3일’을 어떻게 하면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한 뇌과학적 조언이 가득하다. 가령 습관을 만들 때 ‘영어 잘하기’ 같은 큰 프로젝트보다 가장 얇은 영문법 책 한 달 안에 끝내기처럼 구체적이고 쉬운 것부터 하는 게 좋다. 30일이나 60일처럼 잘게 나누어 성취하면서 동시에 보상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는 말한다.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없다고 불평하는 건 온도가 영하 4 도에서 영하 1 도까지 올라가는 동안 왜 얼음이 녹지 않느냐고 불평하는 것과 같다. 노력은 헛되지 않다. … 모든 일은 0 도가 되어야 일어난다.”

잘 살고 싶다면 ‘원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운동해야 하고, 외국어를 잘하고 싶다면 낯선 단어를 암기해야 한다. 좋은 삶은 결국 좋은 습관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기억했으면 한다. 물은 결코 99℃에서 끓지 않는다.

10 cm
10㎝
100℃
100 도
어는점 녹는점 끓는점